1️⃣ 연말 랠리인가, 하락 초입인가 — 갈라진 두 개의 시장 뷰
S&P500 조정은 강세론자에겐 ‘숨고르기’, 약세론자에겐 ‘하락 초입’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기관 포지션·계절성은 연말 랠리를 지지하지만, 기술적 약화·밸류 부담·좁은 상승 구도는 10~15% 조정 리스크를 키우고 있고, 업종 로테이션이 주목받는 국면입니다.
2️⃣ 美 고용보고서 — 숫자는 괜찮은데, 구조는 흔들린다
9월 고용은 헤드라인만 보면 양호하지만, 제조업·물류 등 경기민감 업종의 고용 감소와 해고 증가가 구조적 둔화를 드러냅니다. 실업률·지속 실업청구 상승은 재취업 속도 둔화를 의미하고, 고용과 물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연준과 시장 모두에게 ‘불편한 균열’을 키우는 중입니다.
3️⃣ 트럼프의 에너지·외교 재편 — 사우디·인도로 러시아 숨통 조이기
미국은 사우디를 유가 조절자, 인도를 러시아산 원유의 대체 수요처로 세팅해 러시아 수출 루트를 구조적으로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해상에 떠도는 4,800만 배럴 러시아산 원유는 제재가 실물 물동량을 흔들기 시작했다는 신호지만, 사우디의 행동·러시아의 우회로에 따라 전략의 성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
4️⃣ 중일 관계 급랭 — 경제 보복은 세지만, 희토류는 ‘핵 옵션’으로 남는다
일본의 대만·군사·핵 발언으로 중국이 관광·수산물·화장품을 중심으로 경제 보복을 키우고 있지만, 희토류는 글로벌 공급망을 자해하는 카드라 쉽게 못 쓰는 상황입니다. 중국–일본 갈등이 심화될수록 관광·소비재·외교에서 한국이 대체 수혜를 볼 여지가 커지고, 일본은 ‘전쟁 가능한 국가’ 프레임을 강화할 명분을 쌓게 됩니다.
5️⃣ SK하이닉스 초대형 CAPEX — AI 구조적 수요 vs. 반도체 싸이클의 그림자
하이닉스는 AI 추론 시대를 겨냥해 1c D램 생산을 8배로 확대하고 HBM4 투자도 늘리며 내년 CAPEX가 30조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범용 D램 수요 확대는 구조적 변화처럼 보이지만, 반도체의 전형적인 ‘고가격→증설→오버캐퍼→가격 하락’ 싸이클 리스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 역시 ‘새로운 수요’와 ‘오래된 위험’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랠리 Again? 하락 초입?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된다
연말 랠리 앞둔 숨고르기인가, 혹은 하락의 초입인가
최근 시장은 잠깐 뒤로 물러났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습니다. S&P 500이 조정을 맞았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 조정이 다시 뛰기 위한 숨고르기인지, 아니면 처음 꺾이기 시작한 신호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올해 유난히 빠르고 과감하게 올랐고, 그만큼 이번 조정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단순한 생채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할 ‘판가름의 순간’이라는 말이죠.
강세론부터 볼게요. 시타델 시큐리티즈의 스콧 루브너는 최근 조정을 “건강한 풀백”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번 약세 흐름을 시장의 구조적 위험이라기보다 기관투자가들의 사전적인 노출 축소와 수급 조정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파동으로 봤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기관들이 주식 비중을 줄였고, 그 결과 지금은 다시 비중을 늘릴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으며, 이는 연말 랠리를 재가동할 연료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NVIDIA의 강력한 실적이 시장의 심리를 다시 끌어올렸고, 그간 쌓여 있던 헤지 포지션을 되돌리는 압력도 동시에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이를 두고 “연말 파티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장소만 바뀌었다*는 표현을 썼죠. 시장의 열기가 완전히 식지 않았다는 확신에 가까운 메시지였습니다.
계절성도 강세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면, 지금부터 연말까지 시장은 평균적으로 약 4%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루브너는 이를 근거로 S&P 500이 연말까지 7,000선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의 흐름도 강합니다. 최근 4주 동안 개인의 자금은 일관되게 매수 우위를 보였고, 변동성이 커졌던 기간에도 패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올해 시장을 지탱한 가장 중요한 주체 중 하나가 바로 리테일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셈입니다.
하지만 약세론은 정반대의 그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LPL Financial은 S&P 500이 최근 주요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점을 강조하며, 이번 하락을 단순한 조정 이상의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기술적 지표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뿐 아니라, 시장이 지난 몇 달 동안(특히 9월 이후) 너무 빠르게 움직였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다시 과열 구간에 접근했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 테드 픽도 10%에서 15% 수준의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층 신중한 스탠스를 보였습니다. AI 슈퍼사이클로 대표되는 대형주 중심의 상승이 너무 좁은 범위에서 전개되었고, 자금이 소수의 종목으로 몰리는 구조가 시장 전체의 회복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부 월가 리서치는 “AI·반도체·메가캡 중심의 시장은 강해 보일 때일수록 약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유동성, 금리, 수익 전망이 모두 한 방향으로 밀려야 유지되는 균형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강세론과 약세론 모두 나름의 근거를 지니고 있는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흐름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주도 업종의 변화입니다.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기술·통신·유틸리티가 여전히 강하지만, 최근 한 달간 성과를 보면 헬스케어·에너지·필수소비재로 수급이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로테이션이 아니라, 자금이 ‘소수의 초강세 종목’에서 ‘넓게 분산된 업종’으로 다시 흘러가는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강세론이든 약세론이든 이 흐름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기 시작하는 순간이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고먐미 코멘트
마이클 버리 트윗이 갑자기 생각나는데요. 최근 AI 버블을 연일 지적하고 있지만, 계정을 살리고 난 뒤에 첫 트윗은 "때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는 트윗이 있었죠.

올해, 특히 4월 이후와 9월 이후 가속된 테크 위주 장에서 이익을 거두신 분들도, 혹은 뒤늦게 랠리에 참여했다가 별 이득을 못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딱히 무언가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아니면 테크가 아닌 다른 가령 에너지, 헬스케어를 보는 것도 방법이라 여겨집니다. 건승하십시오.
고용보고서 블랙아웃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간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속은 예상보다 더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지연 끝에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는 표면적으로는 안정감을 보여줬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이야기도 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비농업 고용은 11만9천 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동시에 실업률은 4.4%로 뛰어올랐습니다. 고용이 늘었는데 실업률이 오른다는 이 아이러니는 이번 보고서가 보여주는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말해줍니다. 노동시장에 새로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난 긍정적인 흐름과,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까지 함께 증가한 부정적인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번 고용은 헬스케어와 레저·접객업이 거의 전부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받고 있는 구조 변화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제조업, 운송·물류, 비즈니스 서비스업은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경기 민감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한다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와 생산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이는 경기 전반의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유지되었던 ‘저고용·저해고’ 패턴이 무너지고, 실제로 해고 공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장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고용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변화가 바로 구조조정이기 때문입니다.
표면적 지표만 보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아래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실업수당 신규 청구는 최근 감소했지만, 지속 청구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이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다시 취업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0.2%로 둔화된 것 역시 소비 여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용은 늘었지만 지갑은 덜 두툼해지는 기묘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번 보고서는 한 가지 큰 결함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10월 고용보고서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자료 수집이 중단됐고, 이는 고용 데이터의 연속성과 신뢰도에 큰 구멍을 냈습니다. 11월 발표분에 일부 숫자를 합산해 넣을 예정이지만, 중요한 통계들은 영구적으로 누락됩니다. 정책 판단을 해야 하는 연준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고, 시장 입장에서도 판단 근거가 부족해지는 것이죠.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이런 배경에서 나옵니다.
참여율은 오르며 노동시장 내부의 일부 긍정적 흐름도 있었습니다. 여성 참여율 증가와 프라임에이지 노동자의 높은 참여율은 회복의 신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참여율 증가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구조적 해고와 업종별 양극화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이번 노동시장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참여율 상승이 노동시장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 상황이 찾아온 것입니다.
현재 노동시장은 강한 숫자와 약한 현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고용은 늘었지만 실업률도 상승했고, 서비스업은 강하지만 제조업은 약합니다. 지표는 개선됐지만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단기 수치로는 안정처럼 보이지만, 구조적 변화는 오히려 취약성 쪽에 더 가깝습니다.
고먐미 코멘트
두 가지가 고민이 되죠. 바로 물가와 고용입니다.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수준에서 5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은 둔화하고 있어요.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고용을 살리려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 네.
지역 연은 총재들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분위깁니다.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사실 금/은을 위시한 귀금속 그리고 구리를 보면 이미 기대 심리는 고착화된 것 같습니다(그런데 석유는 왜?)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인사들은 금리 인하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주요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 관세는 inflationary하지 않으며(적어도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고용은 그에 반해 확실히 식고 있다는 것이죠.
좋습니다. 투자 이야기를 해보죠. 그래서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 오르고 내린다면 무엇이 그렇게 될 것인가로 이야기를 이어가봐야 할 텐데요. 안 그러면 이 모든 게 의미가 없으니까요.
네 일단은 모른다는 점을 전제로 해서 몇가지...
금리를 내리고 최근 50년 모기지까지를 고려하면 미국 내 주택시장, 건설 시장이 반등할 거라 생각합니다. 경기민감업종과 하우징, inflation에 연계되는 자산이 좋겠죠.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 시점이 늦어지게 된다면... 글쎄요?
사우디를 레버리지로
이 전쟁을 끝내겠다
사우디를 전략적 축으로 삼으려는 트럼프의 에너지·외교 재편 전략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단순한 중동 파트너가 아니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핵심 레버리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사우디 지도부에게 직접 유가를 낮추라고 요구했고, 이는 겉으로는 인플레이션 대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의 전쟁 재원인 에너지 수출을 흔들기 위한 전방위 압박입니다. 사우디가 인도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항공기·기술·칩 투자를 제공하는 그림은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니라, 사우디를 중심축으로 활용해 글로벌 원유 흐름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미국은 지금 사우디를 ‘가격 조절자’이자 ‘시장 재배치자’로 활용해 러시아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인도를 ‘전략적 대체 수요처’로 세팅하는 움직임
이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인도입니다. 미국은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가 깊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요처였던 인도가 사우디·UAE 등 중동산 원유로 대체하는 흐름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눈에 띄게 줄였고,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동산 원유의 스팟·계약 발주를 빠르게 늘렸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핵심입니다. 러시아산 원유가 인도로 가지 못하면 수출 루트가 줄어들고,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이 결국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러시아가 ‘섀도우 플릿’을 활용해 인도로 대량 판매하며 제재를 회피했지만, 미국은 이번에는 사우디를 끌어들여 아예 구조적으로 러시아의 우회로를 차단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4,800만 배럴이 바다에서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말해주는 것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발효되면서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산 원유 약 4,800만 배럴이 바다에서 목적지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는 상황은 그 자체로 전략의 일부입니다. 인도와 중국은 이번 제재의 2차 제재 위험을 부담스러워하며 러시아산 원유 일부 수입을 늦추거나 경로를 우회하고 있고, 이 때문에 선박들은 U턴하거나 목적지를 삭제하거나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환적 해역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 해상 혼란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제재가 처음으로 러시아의 실물 물동량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러시아는 여전히 가능한 한 많이 배에 싣고 바다로 보내며 버티고 있지만, 최종 수요처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결국 판매 단가가 무너지고, 그 압박은 전쟁 재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압박이 ‘종전까지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신호들
이 모든 움직음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미국이 사우디·인도·에너지 시장을 활용해 전쟁의 자금 구조를 흔들고,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다시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넘기며 이미 장기전으로 돌입했기 때문에, 미국은 더 이상 군사 지원만으로는 전쟁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자체를 최대한 제한하고, 사우디가 인도·아시아 시장을 대체해 러시아산의 공간을 빼앗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압박 속에서 푸틴을 협상으로 끌어내려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탈석유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의 미래 수요처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미국 전략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미국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경제적 압박의 완성판”을 구상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먐미 코멘트 — 계획은 크지만, 결과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미국의 전략이 계획대로 작동하면 러시아는 원유·가스 수출의 큰 축이 무너지고, 전쟁은 자금 부족으로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러시아가 새로운 우회로를 만들거나 사우디가 미국의 계산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전략은 부분적으로만 성공하거나 심지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금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당 부분 밀어붙이고 있고, 미국 역시 시간을 더 끌수록 전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전략을 극단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거죠.
전쟁은 아마 더 격화되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정말 속절없이 무너져버린다면 아무리 인도를 압박하고, 사우디를 회유해서 같은 편으로 끌어들인다 할지라도 모든 게 소용 없는 일이 되니까요.
중일전쟁 season...n?
자 가만히 꿀빨자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있습니다 — 이번엔 대만·군사·핵까지 엮였습니다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자위대의 역할 확대, 핵추진 잠수함 논의, 핵무기 3원칙 재검토 가능성까지 이어지며 중국이 건드리기 싫어하던 금기 의제들이 한꺼번에 테이블 위로 올라왔습니다. 베이징은 일본이 ‘전후 평화국가’에서 전쟁 가능 국가로 정체성을 다시 설정하려 한다고 판단하고 있고, 일본의 이런 움직임이 동아시아 전체의 군사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외교·선전·경제 각 영역에서 일본을 동시에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네 사실.. 일본은 미국의 proxy war를 수행할 장기말이니 그걸 염려하는 거죠.
중국은 일본을 흔들기 위해 ‘경제적 보복’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일본산 수산물 전면 금지, 일본 브랜드 화장품 표적 검사 강화 등 소비재·보건·관광 영역에서의 보복 조치를 실제로 발동했습니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일본 여행 취소가 확산된 것도 이 연장선에 있고, 일본의 내수·관광·소비재 산업에는 직접적인 충격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필요할 때마다 ‘경제 압박 도구 상자’를 꺼내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며 일본이 군사정책을 후퇴하도록 압박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과거에 이미 훨씬 더 강력한 카드—희토류—를 실제로 사용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2010년 센카쿠 열도 충돌 때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 일본 제조업을 흔들었고, 일본이 외교적으로 물러서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중국은 희토류 카드를 쉽게 다시 쓰지 못합니다 — 그 이유는 훨씬 더 구조적입니다
비록 중국은 일본을 향해 점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번에는 희토류 카드를 쉽게 꺼내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희토류·영구자석·핵심 소재에 대한 “1년 유예”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이 유예는 미국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전 세계 공급망을 향한 메시지였고, 글로벌 제조업의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간 벌기 조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다시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금수 조치를 꺼낸다면, 그 순간 전 세계가 ‘중국 의존을 당장 끝내야 한다’는 결론을 훨씬 더 빠르게 내리게 됩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희토류는 ‘최후의 수단’이지 ‘상시적 보복 수단’이 아닙니다. 지금 일본과의 갈등이 심각하더라도,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남발하면 자충수가 됩니다. 희토류 공급망 탈중국 전략—미국·EU·일본 모두가 추진 중—이 가속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중국이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도구는 많지만, **희토류는 현재로선 중국이 쉽게 다시 쓸 수 없는 ‘핵 옵션’입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커지지만, 그 반사이익은 한국에 돌아옵니다
일본을 향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강화될수록 한국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미 중국 단체관광객의 일본 여행 취소가 이어지며 한국·대만·동남아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고, 특히 한국은 지리·문화적 근접성과 관광 인프라 덕분에 ‘대체 목적지’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상황입니다. 수산물·화장품 규제가 일본을 향하면 화장품·식품·소비재 분야에서 한국산 제품의 상대적 매력도 증가합니다. 일본이 타격을 받을수록 아시아 내 경쟁구도에서 한국 기업들은 빈 공간을 빠르게 채울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경해지고 중국과 충돌할수록, 중국은 한국을 ‘균형자’로 대우할 수밖에 없어서 한국의 외교적 가치도 높아집니다. 즉, 중국–일본 갈등은 한국에게 경제·관광·소비재·외교에서 여러 형태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고먐미 코멘트 — 이번 싸움의 핵심은 ‘누가 먼저 금기를 건드리느냐’에 있습니다
일본은 군사·핵·잠수함이라는 금기를 건드리고 있고, 중국은 수산물·관광·화장품으로 경제 보복의 톤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토류는 너무 위험하고, 너무 큰 반작용을 가진 카드라 중국이 쉽게 재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을 압박하고 싶지만, 희토류를 다시 쓰는 순간 중국은 스스로 세계 공급망을 깨버리는 셈이 되니까요. 마치 러-우전 때 달러를 제재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금/은 랠리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죠.
결국 이번 대립의 향방은 “중국이 어디까지 수위를 올릴지”에 달려 있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단기 충격의 일부가 이미 한국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속내와 향후 대응을 점쳐보자면... 일본이 입장을 선회해서 사과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일이든 아니면 일중이든 갈등이 격화될 수록 일본은 자기방어권을 이유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복귀를 말하기 쉬워질 테니까요.
게다가 트럼프도 호의적입니다. 일본으로서는 엄청난 호기죠. 금번 우리나라 핵잠도 그렇고,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의 방위권 강화에 대해 "동맹인데 뭐 중국 견제 되고 좋지"라는 스탠스로 생각됩니다.
그러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면.. 자 좋다 한한령은 상대적 해제다!
이번에는 다르다?
다르지 조금씩은 다
하이닉스의 공격 투자, 호황의 신호인가 싸이클의 경고인가
SK하이닉스가 내년 1c D램 생산능력을 올해의 여덟 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1c D램 기반의 범용 메모리는 AI 추론 단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핵심 제품군인데요. 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 라인을 전환해 300mm 웨이퍼 기준 월 14만~17만 장 수준의 생산 증가를 검토 중이며, 이는 현재 약 2만 장 수준에서 단숨에 전체 D램 생산능력의 30% 이상을 1c로 전환하는 공격적 스케일입니다. 동시에 HBM4용 1b D램 증설도 속도를 내고 있어 내년 CAPEX는 3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AI 추론 시대의 시작, 다시 범용 D램이 중요해졌습니다
지금까지 AI 메모리의 중심축은 학습에 필요한 HBM이었다면, 이제는 서비스·추론 단계에서 전력 효율과 비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GDDR·DDR5·LPDDR 같은 범용 D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루빈 CPX가 GDDR7을 채택했고, 구글·오픈AI·AWS도 자체 AI 칩에서 범용 D램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이닉스의 SOCAMM2 모듈 역시 이러한 구조 변화에 맞춰 엔비디아 공급망에 본격 편입될 전망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것은 분명한 시장 확장 국면이며, 하이닉스의 CAPEX 확대는 그 흐름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싸이클 산업의 역사는 한 문장으로 귀결됩니다
“높은 가격은 투자 확대를 부르고, 투자 확대는 결국 가격 하락의 트리거가 된다.” 지금의 HBM·D램 가격 강세는 기업들의 CAPEX 심리를 자극하고 있고, 이익이 많이 날수록 설비는 더 많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언제나 이 지점에서 과잉투자가 발생해왔습니다. 높은 가격은 확신을 만들고, 확신은 증설을 만들고, 증설은 오버캐퍼시티를 만들며, 오버캐퍼시티는 다시 가격 하락을 만듭니다. 반대로 낮은 가격은 투자를 멈추게 하고, 투자 축소는 몇 년 뒤 공급 절벽을 만들며 다시 가격 상승을 촉발했습니다. 상승이 하락의 씨앗을 만들고, 하락이 상승의 씨앗을 만드는 구조가 반복된 것이 바로 모든, 자본집중적 업의 "싸이클"이죠.
이번 투자 사이클은 ‘새로운 수요’와 ‘오래된 위험’이 공존합니다
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증설은 AI 추론 시대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전략이지만,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시기와 겹칠 가능성도 큽니다. 특히 AI 가속기를 만드는 세트 업체가 늘어날수록 메모리 업체 간의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수요보다 공급이 빠르게 팽창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HBM과 범용 D램 모두 강한 수요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수요의 구조적 증가’보다 ‘CAPEX의 순간적 폭증’이 더 강하게 시장을 흔드는 구간이 반도체 역사에서 반복되어 왔다는 점도 잊기 어렵습니다.
고먐미 코멘트
현재 디램 가격의 폭등을 부르고 있는 걸 단순히 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죠. 하지만, 디램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가 집행되었기 때문 또한 분명한 원인입니다. 높은 가격은 그 자체로 높은 가격에 브레이크를 걸게 됩니다. 잘 팔리는데다가 마진도 높은 상품을 누구나 만들고 싶어하겠죠. 경쟁강도가 심해지면서 마진이 낮아지고, 수요 또한 둔화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기투자한 생산시설들의 유휴도가 높아지면서 가격 결정권이 수요자에게 되돌아가게 됩니다. 반대의 싸이클은 한번 생각해보시죠 비슷하니까.
물론,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네. 다를 수 있죠. 모든 게 언제나 조금씩은 다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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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한 140%까지 가나요 이번엔?